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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울긋불긋 '백선', 헬스장 기구로 전염된다고? [팩트진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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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여성이 헬스장 기구를 통해 '백선'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10일 영국 '더선(the sun)', '데일리메일(daily mail)' 등 다수 매체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여성은 운동을 마친 후 팔에 붉은 발진이 생겨 모기에 물린 줄 알았으나, 증상이 온몸에 퍼지면서 극심한 가려움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헬스장 등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백선 감염 예방 방법을 알고 주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공시설물을 통한 백선 감염이 정말로 가능한지 피부과 전문의 김형수(서울에이치피부과의원), 문성혁(유앤아이피부과의원) 원장과 함께 '팩트체크'해보았다.

q. 헬스장에서 백선이 옮을 수 있나요?
문성혁 원장 : 네, 백선(피부곰팡이감염증)은 땀이나 물에 젖어있는 피부에 쉽게 감염이 됩니다. 그래서 실내에서 운동하는 공간이나 사우나, 찜질방 등에서 감염이 쉬운 편입니다. 백선은 어느 부위에 발생하느냐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데요. 가장 감염성이 높은 것은 우리가 무좀이라고 부르는 족부 백선입니다. 그다음은 사타구니에 생기는 완선, 그리고 화제가 된 여성의 사례처럼 팔, 다리 등 몸의 전반적인 부위에 발생하는 '체부백선'입니다. 머리에 생기는 두부 백선이나 손톱, 발톱에 생기는 조갑 백선은 상대적으로 공공시설에서 감염될 위험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형수 원장 : 하지만 운동 기구 등 공공시설물을 사용한 후 붉은 발진이 나타난다고 해서 바로 백선을 의심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백선이 아닌 다른 피부 질환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헬스장 기구의 세척제, 땀, 금속 성분 등에 의해 자극성 또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운동 후에 올라간 체온, 땀으로 인해 피부가 자극되면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문성혁 원장 : 공공시설을 통한 감염 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체부 백선 감염 원인 중 하나는 고양이 같은 동물을 통해 옮는 것입니다.

q. 헬스장에서 옮은 백선이 단 시간에 온몸으로 퍼질 수 있나요?
김형수 원장 : 백선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dermatophyte)은 우리 주변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감염이 즉각적인 급성 반응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일반적으로 백선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감염 후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동그란 홍반성 병변이 형성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중심부는 회복되고 가장자리는 뚜렷해져 고리 모양으로 변합니다.

문성혁 원장 : 초기 백선은 무증상이며, 증상이 심해지고 범위가 넓어질수록 가려워집니다. 하얗게 피부가 일어나는 인설도 발견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예전 어르신들은 백선을 '도장부스럼'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셨습니다. 가려움증이 있기 때문에 습진과 헷갈릴 수 있으나 백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정도가 습진보다 훨씬 약합니다. 또한, 병변의 경계가 불명확한 경향이 높은 습진과 다르게 백선은 경계가 명확하고 서서히 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피부에 이상이 보여 "헉…백선인가?" 싶다면, 백선보다는 다른 피부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백선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문성혁 원장 : 사실 숙련된 피부과 의사는 환자의 피부 상태와 증상 진행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백선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럴 때는 습진 같은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 '피부진균도말검사(koh)'를 합니다. 피부진균도말검사를 했는데도 감별이 어려운 특별한 경우라면 진균 배양 검사를 통해서 확진할 수 있습니다.

q. 일반적으로 치료 기간이 어느 정도 소요되나요?
김형수 원장 : 백선 치료에는 바르는 항진균제와 먹는 항진균제가 사용됩니다.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케토코나졸(ketoconazole), 테르비나핀(terbinafine) 등의 성분이 포함된 연고는 백선이 있는 부위에 하루 1~2회 바릅니다. 백선 증상이 넓은 부위에 발생한 경우에는 플루코나졸(fluconazole),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테르비나핀(terbinafine) 같은 항진균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복용 기간은 2~4주이며 만성화된 경우에는 더 오래 복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증상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바로 치료를 중단하면 될까요?
김형수 원장 : 아닙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를 중단하면 피부 표면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균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항진균제를 최소 1~2주 정도 추가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치료를 조기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충분한 치료 기간을 유지해야 합니다.

q. 공공시설에서 감염된 백선이 만성으로 진행될 수도 있을까요?
김형수 원장 : 네, 백선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 △고령자 △면역억제 치료 중인 환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 쉽게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복 감염이 일어나거나 치료를 자주 중단하는 것도 만성화 위험을 높입니다.

만성 백선의 경우 일반적인 치료보다 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 전략이 필요합니다. 짧은 기간 치료로 완치되지 않을 경우, 불편하더라도 여러 달에 걸쳐 치료를 위한 약물을 장기 복용해야 합니다. 만성 백선은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지속되므로, 영양 관리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 개선도 중요합니다. 또한, 재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위생 및 생활 습관을 점검해야 합니다.

q. 헬스장 같은 공공시설에서 백선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형수 원장 : 백선은 피부 접촉뿐 아니라 감염된 사람이 사용한 기구, 수건, 바닥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헬스장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다음과 같은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개인위생 관리
- 운동 후 즉시 샤워하기
- 개인용 수건과 운동복 사용
- 운동복 및 양말을 매일 세탁하여 건조한 상태 유지
- 운동 후 신발을 건조한 곳에 보관하고, 땀이 차지 않도록 환기하기

2) 헬스장 이용 시 주의사항
- 헬스장에 비치된 소독 티슈나 스프레이를 사용하여 운동 기구를 사용하기 전 소독하기
- 공용 매트 사용 시 개인 매트 또는 수건 깔기
- 샤워실 및 탈의실에서 슬리퍼 착용하고 맨발로 다니지 않기

정리하자면, 백선은 적절한 항진균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 기간을 충분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헬스장과 같은 공공시설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으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선이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초기 치료를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