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알 수 없이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최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 젊은층에서의 발생 위험이 높은 질환. 모두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이야기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병 등의 염증성 장질환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초래한다. 그리고 발견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합병증은 질환에 따라 다른데, 크론병은 장관 협착이나 폐쇄, 장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궤양성 대장염 역시 장 천공, 다량의 출혈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염증성 장질환의 악영향은 ‘대장’에 국한되지 않고 몸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염증성 장질환이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만성적인 장의 염증은 복통과 설사, 혈변을 일으키고 철, 아연, 칼슘, 비타민 d 등의 흡수장애를 유발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가 뼈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그간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염증성 장질환은 임신성 당뇨병, 임신성 고혈압, 조산 위험 등의 임신 합병증 위험 및 통풍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위험요소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높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참고하여,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연관 있다고 밝혀진 질환들의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평소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아울러,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척추골절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훈 교수, 정형외과 이준석 교수 연구팀이 연구 대상의 나이와 성별, 동반질환, 척추골절 진단 후 수술 여부, 약물치료 현황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척추골절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염증성 장질환 환자, 척추골절 위험↑…크론병 환자 요주의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 3만 3,778명과 일반인 10만 1,265명을 대상으로 척추골절 발생 및 중증도 위험요인에 관한 대규모 비교연구를 시행했다.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크론병 환자에서 척추골절이 더 자주, 심하게 발생했다. 일반인의 척추 골절 위험을 1로 했을 때 크론병 환자는 1.59,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1.27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중증 이상의 척추골절에 노출될 위험 역시 크론병 환자가 1.82로 가장 높았다.연구팀은 크론병, 고령, 여성, 높은 동반질환지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척추골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사용 지속 기간에 따라 척추골절 발생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준석 교수는 “척추골절은 노화와 폐경에 따른 골다공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만성질환이나 약물치료로 인한 이차성 골다공증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염증성 장질환에서 질환의 만성화나 특정 약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골절의 현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정성훈 교수는 “환자의 성별과 나이, 동반질환의 복합성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에 더해 정기적인 골밀도 모니터링과 비타민 d 공급, 스테로이드 치료제 사용 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