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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만 되면 아프다면?...의사가 알려주는 예방법 5
따뜻한 햇살과 포근한 바람이 어우러지는 봄철은 축제나 피크닉 등 야외활동을 즐기기에 최적의 계절이다. 그러나 활동량이 늘고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호흡기, 피부, 눈 등 민감한 신체 부위가 자극받기 쉬울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같은 환경 요인은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식중독, 진드기 감염,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도 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
가정의학과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5가지와 그에 따른 예방법을 정리했다.
1. 꽃가루 알레르기
5월 아침 꽃가루 알레르기 주의보
봄과 함께 찾아오는 대표적인 건강 문제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이상욱 원장은 "비염, 피부염, 결막염, 알레르기성 천식 등은 봄철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이다"라면서 "특히 꽃가루는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 되는데, 5월에 많이 발생하고 아침 시간대에 그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가 눈, 코로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증, 눈의 충혈, 피로감 등을 유발한다.
이 원장은 "평소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한다"라면서 "외출을 한다면 안경이나 마스크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옷을 털고, 손 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챙기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실내 환경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주기적으로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실내 바닥과 침구류, 가구를 청소할 것을 권하고 있다. 침구류는 최소 일주일에 한번, 섭씨 60도 이상의 온수 세탁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리로도 알레르기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황사와 미세먼지
폐와 혈관까지 위협
매년 봄이면 미세먼지와 황사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며 호흡기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의 입자로, 호흡기를 따라 폐에 침투해 폐포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2.5㎛ 이하의 미세한 입자로, 코와 기관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체내로 흡수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심혈관 및 뇌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상욱 원장은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급성 기관지염 23.1%, 천식 10.2%, 만성 기관지염 6.9% 등의 환자가 증가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며 "미세먼지 속 철, 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사와 미세먼지 속 규소, 납, 카드뮴 성분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모래먼지가 모공을 막고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황사 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kf94 이상 마스크와 긴 옷 착용으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귀가 후에는 세안, 양치, 가글 등으로 노출된 부위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3. 식중독
방심해서 더 위험...봄철 식중독 환자 급증
봄철은 기온이 아직 높지 않아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여름보다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6월 봄나들이 철에 발생한 식중독 환자 수가 한여름보다 오히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외활동 중 음식물을 장시간 실온에 방치하거나, 손 위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이나 독소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며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 급성 소화기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고온에서 잘 증식하는 세균성 식중독은 조리 환경이나 보관 상태가 적절하지 않을 때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상욱 원장은 "김밥과 샌드위치와 같은 음식은 야외 나들이 때 흔히 먹는 음식이지만, 대부분 손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오염 위험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조리 전·후 철저한 손 씻기, ▲식재료는 반드시 익히기, ▲조리 후에는 저온 상태에서 보관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섭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봄철에도 아이스팩 등을 활용한 저온 보관이 중요하다.
만약 식중독 증상으로 설사를 하게 될 경우,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말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일반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될 수 있지만 어린이,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가볍더라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4.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쯔쯔가무시증 주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 특히 3~6월은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로, 이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sfts는 치명률이 20~30%에 달하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감염 시 주요 증상으로는 고열,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이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의식 저하, 다장기 부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대표적 진드기 감염병으로는 쯔쯔가무시증이 있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데 풀숲, 논밭, 산길 등에서 노출되기 쉽다. 감염 시 고열, 두통, 근육통, 위장 증상이 나타나며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치명률은 1% 이하로 낮은 편이며,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이상욱 원장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긴 옷을 입고, 풀밭에 직접 앉지 않도록 한다"라면서 "귀가 후에는 즉시 샤워하고 착용했던 옷은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5. 사마귀·색소질환
외부 노출과 자외선으로 피부질환↑
봄철에는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피부 질환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의외로 봄철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가 '사마귀'다.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되어 생기는 전염성 피부 질환으로, 손과 발 등 외부 노출이 많은 부위에 잘 생긴다. 이상욱 원장은 "야외활동이 늘면 바이러스 노출 기회가 많아지고, 건조한 봄철 기후로 인해 피부 장벽 기능이 약화되면 감염이 더욱 쉬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마귀는 표면이 오돌토돌한 작고 단단한 돌기 형태로 나타나며, 군집 형태로 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통증이 없지만, 발바닥처럼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부위에 생기면 걸을 때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티눈과 모양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우나, 사마귀는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조직 병변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한편, 강한 자외선 역시 봄철 피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다. 일조량이 증가하고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면서 색소 침착성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색소 질환으로는 기미, 주근깨, 검버섯, 흑자 등이 있다. 이는 햇빛이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멜라닌 색소가 과도하게 생성될 때 나타난다.
이 원장은 "건조한 봄에는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외출 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모자, 선글라스, 양산 등으로 물리적 차단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2~3시간마다 덧바르고, 야외활동 시에는 spf 30 이상의 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